
카드결제일 저녁에 현금을 뽑을 일이 있어서 밤10시쯤 퇴근하면서 집근처 은행을 들렀는데, 인출할 때 나오는 에러메시지 "잔액이 부족합니다". 오랜 만에 보는 그닥 반갑지 않은 메시지였다 ㅡㅡ; 월급 통장에 월급이 찍힌 잉크도 마르기도 전에 이게 무슨 귀신신나라까먹는소리인가 싶어서 알아봤더니 역시나 이뭐병 현대카드가 내가 선입금했던 1,XXX만원을 중복인출해 가는 과정에서 통장잔고를 0원으로 만든 것이었다!

집에 도착한 후 일단 현대카드 24시간 콜센터에 전화해서 정중하게 컴플레인을 했다. 정중한 컴플레인에 대한 응답은 정중한 "담당직원들이 다 퇴근했으니 내일 아침에 다시 연락하세요"였다. 역시 우리나라는 ㅈㄹ하는 사람을 대접해 주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오랜만에 ㅈㄹ모드를 발동시켰다. 다행히 상담원이 남자직원이어서 더욱 부담없이 ㅈㄹ할 수 있었다. 일단 말단에게 적당히 ㅈㄹ한 후, 보다 효율적인 ㅈㄹ을 위해 "팀장 바꿔주세요" 초식을 사용했다. 하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높은 오빠들은 전부 퇴근한 후여서 사원이 파트장으로써 가장 높은 위치에 있었다 ㅡㅡ;; 결국 "고객서비스팀장한테 연락해서 지금 당장 내 핸드폰으로 연락하게 하시오" 신공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. 결국 얼마 후에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센터장 아저씨가 엄청나게 미안해하면서 전화를 걸어왔다. 이제 제법 권한이 있는 사람과 통화하게 되어서 본격적인 ㅈㄹ을 구사하려 했으나, 나이도 지긋하시고 개념도 잘 탑재되어 있는 분이라 적당히 보상을 요구하고 마무리 지었다.
어쨌거나 이런 일을 한번 겪고 나니 현대카드에 오만정이 다 떨어져서 해지하고 다른 카드를 찾기 위해 웹서핑을 했다. 그런데, 이 정도 연회비에 이 정도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는 없어서, 어쩔 수 없이 비굴하게 이 카드를 계속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ㅡㅡ;;
기분 전환 차원에서 카드 사용한도를 늘이기 위해 콜센터에 전화했더니 난데없이 "VIP 회원이시네요. 안녕하세요"라는 것이었다. 그리고 깨달은 점은 "아 ㅈㄹ 한번 하니까 갑자기 VIP가 되는구나 ㅡㅡ;" 하지만 말뿐인 VIP라 전용콜센터번호가 있는 것도 아니고, 똑같이 전화해서 똑같이 기다려야 된다. 뭡니까 이게...;;
어쨌거나 괜찮은 카드가 등장하면 당장 갈아타야겠다.



덧글
박정호 2007/04/05 00:34 # 삭제 답글
ㅋㅋㅋㅈㄹ 해야 대접받는건 미국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진가보다.
나 여기살면서 성격좀 않좋아졌지..
하느니삽 2007/04/05 09:40 # 답글
우는 넘 떡하나 더 주는게 global standard인가보다... 전에 기사 보니깐 카드사에 불만고객 무마용 카드상품이 따로 있는 회사도 있더라.. 혜택 열라 많은 걸로..
최수연 2007/05/01 08:30 # 삭제 답글
무지하게 공감가는 글이다. 나도 때때로 성질이 적당히 ㅈㄹ 스러워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지. 괜히 남들한테 착한 척하며 살다보니 이제는 열받을 때도 기대만큼 ㅈㄹ이 안되고, 덕분에 손해보는 느낌만 자꾸 드는 그런 억울한 상황이...
하느니삽 2007/05/01 09:53 # 답글
나도 착한 척 그만 하고 ㅈㄹ해야 할 때는 ㅈㄹ하면서 살려고;;